우울을 퇴치하고 싶을 때 마다 글을 써왔다. 카페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면, 우울을 계기로 나를 더 이해하는 느낌을 받았다. 그렇지만 본인의 내면을 과도하게 분석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는가보다.
이 간단한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 조차 어렵다. 나의 한국어를 점차 잃어가는 걸까. 그렇다고 영어가 늘고 있지는 않다. 한국에서 살 때도 내면의 이야기를 정확히 꺼내 놓는 것에 한계를 느껴 답답했는데, 영영 부족한 언어로 살게 될까봐 아쉽고 한편 두렵다.
노력 부족이라 채찍질할 때지만 우울한 나를 더 몰아붙이고 싶지 않다. 욕심을 잃은 것인가? 헝그리 정신을 갈구하기에 나는 지금 너무 에너지가 없다. 상담을 받아볼까 싶다.